2nd CYCLE

현재진행형 프로젝트

2018년 5월부터 약수역에 위치한 아틀리에 2nd CYCLE에서 활동중이다.

CDY만의 가방제작 방식으로 패브릭을 다루는 공간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오픈 스튜디오이다.

2nd CYCLE 도면

ⓒ atelier basement

2nd CYCLE을 준비하며

가방만들기는 기본적으로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작업이며 5년 동안 일상적으로 수행했다. 슬슬 참을 수 없을 때에는 떠나간 애인, 왠지 아련한 나의 티셔츠나 므흣한 표정들을 그렸다.

집안일을 도와주시던 아주머니가 어린 나에게 혁이는 크면 100명의 사람을 거느리고 살거라고 했다. 그 말은 맥락과 근거 없이 나를 사로잡았다. 어깨에 100명이 있으면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기보단 미싱기 앞에 앉아 있는게 마음이 편하다.

 

"졸업할 때 천만원만 있으면 나가서 장사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놓을테니 그때 꼭 도와주세요."


천 만원은 무슨, 천 만원은 보증금 내면 끝난다. 이것저것 계산하니 2천만원이다. 내 맹랑함을 사랑하시니 우스워보이고 싶어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천, 이천 정도는 어떻게 되겠지. 제발. 이게 없으면 정말 전부 끝 이니까.

빛나는 사람들이 좌절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기 어려웠다. 운명의 협곡이나 피비린내 나는 최전방도 아닌, 그냥 여기 개구린 동네에서 그야말로 쓸쓸한 죽음. 미술원 복도의 그림들 같다. 나는 저렇게 해야지 보다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것들을 배우는 귀중한 시간. 학창시절이 끝나니 교수들을 존경한다. 그 나이와 그 직업, 그리고 그들이 지켜낸 역할은 대단하다.

한 개의 아름다운 가방은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두통까지 낫게할 수 있다. 나는 고객들과 1:1 대화를 통해 그 사람만을 위한 가방을 만들어오는 일을 5년 했다. 사업자등록도, 제대로된 결제시스템도 없었지만 그간 만든 가방 사진을 올려둔 SNS가 그들이 나에게 10만원씩 보내면서 가방만들어 달라고 하는 모래성이 되었다. 가상의 모래성을 실재하는 벽돌 가방 가게로 만들고 싶을 뿐이다.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치유자이고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이 생산과정의 비효율은 다른 위대한 치유자들과 마찬 가지로 나에 대한 치유의 일환이기도 하다.

임대는 2년 계약이다. 목표는 생존이다. 이게 내가 선택한 배수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