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G HEAVEN

가방천국

2015.7 - 2015.8

바지로 뭐든지 만들 수 있는데 뭘 만들어줄까?는 뭐먹을래? 질문처럼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 했다. 학교 앞 김밥천국에서 선택지가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메뉴로 만들어보자.

고객들이 좀 더 편하게 나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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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 HEAVEN,

2015,

남호연,

digital image

"가방천국이 내일 끝난다. CDY가 신이문에서 발생한지 2년. 가방을 만든 지도 2년이다. 친구인 김규림이 '바지의 모양과 기능을 개개인을 위한 사적 공간으로 변화시킨다'라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글 썼었다. 그 말이 계속 맴돌다가 가방천국이 되었다. 김밥천국처럼 다양한 선택을 편리하게 제공하고자 했다. 한컴사전에 의하면 천국의 세 번째 정의는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자유롭고 편안한 곳, 또는 그런 상황'이다. 상수동에 있는 이리카페는 예술인들의 성지같은 곳이라고 블로그에서 봤다. 우리 작업실 앞 석관동에도 이리카페가 생겼다. 노인과 예술학도가 뒤섞인 외딴 동네에 박혀서 겁나 가방을 만들다 보면 삶과 죽음에 대해 뭔가 깨닫는 순간이 있다. 한창 바지를 해체해 뭐든 만들고 있었고,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을 알아버렸고, 그 때 앞에 이리카페가 있었고, 그곳의 검정색 옷만 입는 사장님과 따뜻하고 예쁜 지윤씨가 이리카페에서 3주간 가방천국해도 된다고 했다. 다들 알다시피 세상은 너무 어려워서 균형을 잃곤 한다. 가방=우리 철학 농축된 소우주, 고객=예민한 영혼의 소유자, 둘이 가방천국에서 만나 일시적으로 균형 회복하기. 이런 거였다. 근데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자유롭고 편안한 곳, 또는 그런 상황은 우리에게 왔다. 커피도 맛있고, 사람들도 좋았다. 이럴수가. 가방천국이 내일 끝난다." -작업노트 중-

Menu of BAG HEAVEN,

2015,

남호연,

digital image

고객들은 가방천국에서 '느낌추가'메뉴를 좋아했다. '느낌추가' 메뉴는 고객과의 심층상담을 통해 고객의 잠재된 욕망과 가방천국 제작철학의 합의점을 찾고, 며느리도 모르게 잃어버린 성향을 농축된 가방의 형태로 내놓아 기울어진 자아의 균형회복을 도모하는 만원짜리 작업이었다.

 

Bags of BAG HEAVEN

(가방천국에서 만들어진 가방들),

2015,

recycled fab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