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KET

​유동훈

 

"실용적 쓸모를 고집한 이유는 현대미술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똑같이 그린 그림이 좋은 작업이었고, 대학교 와서는 납득이 가는 작업이 좋은 작업이었다. 언젠가부터 작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이유를 짜내고 걱정하고 있는 나의 태도에 화가 났다. 이 태도는 고스란히 전시관까지 이어지고, 내가 이해가 안 되는 작업은 별로인 작업, 어려운 작업, 쓸모없는 행동 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느끼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생략한 채 저변에 깔린 이유를 알아내고자 머리를 쥐어짰다. 

왜? 라는 질문이 힘들어서, 생각 없이 그렸던 유년 시절이 그리운데, 현재는 의도가 명확해야 하는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예술자체에 전면으로 부딪히고 경험하는 것을 피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다. 

벗어나려면서 의지하는 사춘기 소년처럼 예술을 대하고 있다. 동경하고 굉장히 미워하고 있다. 내가 만든 틀에 예술이. 그 틀과 싸우고 있다. 단지 전시장에 놓여진 작품에 누움으로 스스로 얼마나 심신이 지쳐있는가를 전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작업노트 중-

관객들에게 보내는 편지.

어려운 걸 어렵다고 말하는 용기가 부족해서 그동안 예술작업 앞에서 적당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르겠지만 뭐..대단한 것일테지'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다리가 지끈거려서 앉아서 관람하다보니 더 나아가 눕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누워있을 수 있게 이불을 펴놨습니다.

예술 쫒다 찢어져 피흘리는 가랑이에 휴식을 주고 싶어졌습니다. 뱁새는 실제로 보면 정말 귀엽게 생긴 새입니다. 황새를 왜 쫒아가려했는지 의문이네요.

main,1,2

-BLANKET(이불),

2015,

fabric blanket,

450x450cm

(4peaces blanket)

3-8

-BLANKET DRAWING,

이불 작업을 위한 일련의 드로잉,

2015,

drawing